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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포자를 위한 수학 #5 ] 성적은 습관이 만든다.
문제를 많이 푼다고 절대 수학을 잘하게 되지 않는다.
문제를 많이 풀다보면 수학을 잘하게 된다.
수학에 대한 절대적 맹신에 가까운 명제이다.
위의 명제에 공감을 한다면 바로 창을 닫고 다른 싸이트를 찾기를 바란다.
당신은 수학을 잘하는 사람이다.
바로 앞 포스트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이 글은 수학을 잘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쓴 글이 아니다.
수학이 안되는데,
안되다 안되다 포기할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그저 문제를 많이 푼다고 수학을 잘하게 된다고 한다면,
너무 무책임한 말 아닐까?
정말 무책임한 말 맞다.
수학을 못하는 이에게 저 말을 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수학을 못하게 된 이유는 다 너 때문이야.
지금 수학을 못하는 이유도 다 너 때문이야.
그리고 앞으로 수학을 못하게 되도 다 너 때문이야.“ 라는 뜻이다.
맞는 말이기는 하다.
왜? 수학문제 많이 풀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많이 안 풀었을테니까.
맞는 말이지만 해결책을 마련해 주는 말이 아닌 핀잔의 말이다.
영화나 드라마 보면 무당이 나와서 굿을 하거나 점을 봐주는 장면이 있는데
그 무당이 허구한 날 내 뱉는 말이 있다.
“정성이 부족해~!”
그 놈의 정성. 도대체 얼마나 더 들여야 부족하지 않을까?
노력하고 노력해도 ‘정성이 부족해’ 이 한마디면 끝난다.
뭔가 일이 안 풀리는 게 다 정성이 부족한 너 때문이야~
그래도 자기 자신의 정성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겠지.
“그래, 내가 수학문제를 더 많이 안 풀어서 못하는 걸 거야.
이제부터 매일 수학공부하면서 수학문제를 많이 풀어야지.“ 라고
굳은 의지가 생긴다면 그렇게 하시라.
그러다가 혹시라도 수학실력이 더 늘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그 때, 다시 이글을 보면 된다.
그런데, 지금이 그 때 아닌가?
이쯤 되면 반론을 제기하고 싶거나
‘뭐 이따위 글이 있어?’라고 시덥지않게 여기는 이들이 있겠으나 조금 참아보길 바란다.
이제부터 왜 문제를 많이 푸는 게 수포자에게 도움이 안되는지 설명하겠다.
수영선수가 물속에서 팔을 돌릴 때 팔을 끝까지 안 뻗고 중간에 팔을 물 밖으로 꺼내거나
발로 물을 찰 때 무릎을 굽혀서 물장구를 친다고 해보자.
수영을 잘하는 건 아니지만 위의 동작이 올바른 자세가 아닌 것 같기는 하다.^^
자, 이 선수가 저런 자세로 매일 몇 시간씩 열심히 수영연습을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연습을 계속 하면 어느정도 기록이 좋아지긴 하겠지만 어느 순간 한계에 다다를 것이며 안 좋은 자세는 자연스럽게 바로잡히기는커녕 점점 더 고치기 힘들 정도로 굳어질 것이다.
결국 더 나은 실력을 위해 언젠가는 자세를 바로 잡아야하는 순간이 올 것이고 그 때는 아마도 처음부터 자세를 바로잡는 연습을 다시 시작해야할 것이다.
그래서 모든 운동은 처음에 자세부터 제대로 배우도록 시킨다.
실력향상과 기술은 자세가 바로 잡힌 그 다음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수학은?
수학을 못한다는 것은 공부를 안 한 것도 있지만
잘못된 습관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알고 있는데 시험 때 틀리는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틀리게끔 만드는 요인(대게는 습관)이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요인(습관)을 고치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를 많이 푼다는 것은
잘못된 습관과 방법이 점점 더 심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풀이과정을 잘 쓰지 않고 암산을 해서 문제를 푸는 학생이 있다고 하자.
이 학생이 이 습관 그대로 문제를 많이 푼다면 나중에는 서술형 문제의 풀이과정도 잘 못쓰게 될 것이며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것이다.
또, 문제를 자세히 읽지 않고 문제를 푸는 학생이 있다고 하자.
대게는 문제를 안 읽는 다기 보다는 읽고 나서 문제를 파악하고 분석하지 않고 바로 식을 쓰는 유형인데, 이 학생도 이 방법으로 문제를 더 많이 푼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 수학을 못했다는 것은 분명 문제를 많이 안 풀거나 공부시간(양) 자체가 적은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 결과로 인해 위에든 예와 같은 안 좋은 습관들이 조금씩 생기고 되고 이 습관들로 인해 더 공부를 못하게 되는 악순환이 생기게 된다.
이 안좋은 습관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많은 시간 문제를 푼다고 하면
여전히 잘 안풀리거나 틀리거나 할 것이고 결국에는 다시 공부를 안하게 되는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이게 정성이 부족한 건가?
단지 문제를 많이 안풀어봐서?
안되게 하는 요인을 찾고 그 요인을 먼저 고치는게 먼저다.
문제를 빨리 푸는 것보다 정확하게 푸는게 중요한 것과도 같다.
그리고 나서 문제를 많이 풀어야한다.
그러면 기존에 잘하는 사람들처럼 많은 문제를 통해 개념을 정립하고 유형을 파악하며 풀이방법을 숙달하게 되고 결국엔 수학을 잘할 수 있게 된다.
다시 얘기하자면,
수학문제를 많이 풀지 말라는 게 아니라 그 전에 우선 잘못된 습관부터 고치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 습관을 고치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고 또 오래 걸린다.
고2라면 10년간 쌓아온 습관인데 이를 하루아침에 바꾸는 게 쉬운 일이겠는가?
절대로 조급하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문제를 많이 풀지 말라는 것이다.
문제를 많이 풀어야 된다고 생각하면 조급해지고 그러면 익숙한 본래의 습관이 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이다.
한 문제 한 문제를 천천히 치료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정성껏 풀어야 잘못된 습관이 바뀐다.
첫째. 문제를 천천히 정독한다. 문제 읽는 시간을 아끼지 마라.
둘째. 문제를 풀어야하겠다는 생각보다
이 문제가 어떤 상황을 이야기하는지 상황파악부터 해라.
(특히, 활용문제)
셋째. 문제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하나의 식으로 나타내라.
경우에 따라 두 개 이상의 식이 될 수도 있으나 그런 문제가 많지는 않다.
넷째. 풀이과정을 생략하지 말고 다 써라.
시간이 오래 걸려도 상관없다. 지금은 오래 걸려도 나중에는 빨라진다.
다섯째. 깨끗이 써라. 그리고 중간에 멈추지 말고 답까지 끝까지 써라.
여섯째. 함수의 그래프나 도형이 나오면 문제에 있는 것 말고
공책에 따로 그려서 풀어라.
직접 그려봐야 문제가 제대로 파악된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위에 나열한 방법 중 대부분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제대로 해왔으면 현재 수학실력이 이지경이지는 않았을 테니...
힘든 것 안다.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는 것도 잘 안다.
그래도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해봐라.
틀려도 되고 남들이 봤을 때 유치해도 된다.
내가 공책에 쓴만큼, 정리한 만큼
딱 그 만큼 내 머리 속에 기억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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